본지에서는 이미 조국 후보자를 끝까지 고수하거나 안하거나 국정이 흔들려서 총선에 패배하게 될 것이지만 끝까지 고수한다면 이미 보수 콘크리트라고 불리우는 지지층처럼 좌파 콘트리트 지지층만을 바라보고 갈 수는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즉, 이러나 저러나 총선에 패배하게 될 가능성은 높다고 예상한 것인데요. 선거 전략적으로는 그래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자신들만의 마이 웨이를 외치며 걸어가는 이러한 전략적 선택이 대다수의 보편적 정서에는 맞진 않겠지만 완전히 나쁘지는 않기 때문에 나름의 유리한 이점은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정치 영역에서 국민의 일반적인 선택적 행동양식이 ‘더 싫은 사람, 더 싫은 정당은 누구인가’를 기준으로 이루어지고 ‘차악’의 선택으로 수렴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국민의 심리적 선택 기조는 과거 정치권에서의 반목적 전략과 맞물려 지방갈등으로 재편되어 유용한 선거 전략으로 거듭나 활용되었고, 이를 보고 배운 진보진영 또한 이러한 길을 가리라고 보았습니다.
그에 따라서 조국 법무부장관으로 나타난 정쟁 양상은 이미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누가 이기느냐의 전쟁터와 같은 양태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즉, 이제는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퇴했지만 힘과 조직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판단됩니다.
보편적인 상식에 맞추어서 정치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각 진영이 옳다고 믿는 논리와 주장에 따라서 각 조직의 주체들의 힘과 역량에 따라서 사회가 움직인다는 걸 근본적으로 깨닫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보입니다. 사회의 공동선에 대한 믿음이 깨지고, 진보 진영은 자신들의 가장 강력한 대중 동원의 원천이었던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진일보하는 감성적이고 말이 통하는 좌파’의 모습을 잃게 되었습니다.
우파 진영과 마찬가지로 진보적 가치를 잃은 좌파 진영은 이제 앞으로 험난한 싸움을 해야 할 것입니다. 사회적인 공동선을 버리고 전략적인 선택에 매진한 진보진영의 모습을 보면서 옳고 그름의 바른 선택에 대한 믿음을 잃게 된 중도적인 사람들은 앞으로 다시는 진보적인 가치에 눈을 돌리지 않거나 그것을 쳐다보더라도 과거와 같은 깊은 공감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마도 이는 이전과 같은 진보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를 보인 5.18 운동이나 1987로 대변되는 시대적 정신을 다룬 영화를 보는 데서 과거와 다른 느낌을 받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차츰차츰 과거의 자신과 달라진 것을 알아차리는 중도적인 사람들이 대거 등장할 것입니다.
전쟁에 있어서는 병참이 중요한데, 이 병참이 얼마나 잘 이루어지느냐에 따라서 전쟁에서 필요한 지구력과 부대의 규모를 유지해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촛불로 대변되는 사회 다수의 목소리를 합리적이고 공정한 사회 구현을 기치로 해석할 때, 진보 진영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가장 자신들의 원천을 잃었다고 보입니다.
최소한 조국 후보의 사퇴와 같은 전략적 선택은 광화문 집회에서 대규모인원이 모였을 때, 그것을 폄하하지 않고 사죄를 밝히고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모습을 보였으면 전 정권들과의 차별성을 드러내며 오히려 반전할 기회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의 조국 법무부장관의 사퇴는 결국 전략적 실패와 취약점을 드러낸 것이며 사람들에게 큰 울림도 주지 못하고 기존 지지층에 대해서도 실망과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최악의 한 수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