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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딸 의혹과 학종 폐지・정시확대의 향방성

기사입력 2019.08.3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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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딸 의혹과 학종 폐지정시확대의 향방성



    이미 유명대학 교수들의 중고등학생 자녀들이 논문 공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례가 무더기로 확인되었던 것은 수년 전에 *밝혀진 이야기이다.

     

    이는 이번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딸 의혹과 같이 교수 자녀들이 중고교 재학중에 과학기술논문색인(SCI)급이나 영향력이 최상위급인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에 공저자로 등록하였고 상당수는 국비 지원도 받았다는 내용이다또한 이를 대학 입시에 활용하기 위해 자소서에 논문 공저자로 기재한 것과도 대동소이하다.

     

    그렇다면 단순히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딸의 의혹에 대한 것을 넘어 왜 이러한 일이 발생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현재 학종 폐지정시확대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입학사정관 및 학종 전형으로 대학에 간 사람을 전수조사하라"는 청원이 일주일 만에 4만여명의 동의를 얻은 이유를 이해하고 한국의 기득권이 교육체계를 얼마나 자신들에게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먼저 정시즉 수능제도에 대한 자료를 보면 수능 같은 일제고사는 부모 소득이 높고 사교육을 더 받을수록 유리하다는 주장으로 기회의 형평성으로 보면 더 불공정하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한 내용도 많다고 주장한다.

     

    해당 데이터의 대표적인 예로 활용된 최필선(건국대), 민인식(경희대교수의 부모의 교육과 소득수준이 세대 간 이동성과 기회불균등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부모의 교육 및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자녀의 4년제 대학 진학률 역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2. 수능성적으로 측정한 교육성과도 부모의 교육 및 소득 수준이 영향을 미쳤으며자녀의 노동시장 성과 역시 부모세대에 의해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다. 3. 부모의 교육수준이 전문대졸 이상인 경우 고졸 이하 학력에 비해 자녀의 임금이 20% 가량 더 높았고 부모 소득이 5단계 중 최상위인 5분위에 속하면 1분위 소득그룹에 비해 자녀 임금이 19%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 기회불균등을 추정한 결과개인의 노력과 무관하게 부모 배경변수가 개인의 수능성적 불균등을 9.7% 정도 설명하고임금 불균등은 3.03.5% 정도 설명하였다. 5. 따라서 부모세대 특성이 자녀의 교육수준에 계승되고또한 교육수준에 따른 임금 격차가 크다면 사회계층 역시 지속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는 부모의 교육 및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수능성적도 영향을 받으며부모의 배경변수는 개인의 수능성적 불균등에 9.7%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수능은 부모의 배경변수가 개인의 수능성적 불균등의 9.7%정도 영향을 끼치는 것인데이를 활용해 수능이 기회의 형평성으로 보면 더 불공정하다는 연구 결과로 사용하는 것은학종이 얼마만큼 대학입시에 영향을 끼치는지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근거로 활용되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렇다면 학종은 얼마나 부모의 배경변수가 대학입시에 영향을 끼치는 것일까이번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의 딸 사태를 살펴보면 명확히 알 수 있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의 딸이 고대에 합격한 전형은 '아버지 뭐 하시노전형으로 불리우는 '세계선도인재전형'에 붙인 별명이다조 후보의 딸은 한영외고 재학 중 병리학 논문의 제1저자조류학 논문의 제3저자로 등재됐으며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가 주최한 콘퍼런스에 인턴으로 참가했다고 알려졌다또 고여름방학 때 한국물리학회가 주최한 경시대회에 참가해 장려상도 받았다이 정도면 전형 이름대로 세계를 선도할 '천재'라 불리기 충분한 스펙이지만당시 서울 시내엔 조씨 같은 천재들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 후문이다.

     

    이러한 전형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부모의 재력과 인맥을 바탕으로 처음부터 해당 대학의 전형 스타일에 맞춰서 경시대회 수상논문활동인턴활동봉사맞춤형 자기소개서 작성 등을 해내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막강한 정보와 재력이 필요하다세상에 어는 부모가 논문과 인턴활동을 찾아내고 거기에 들어갈 수 있게 해줄 수 있을까대치동에서 수백만원은 우습게 넘어간다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게 해줄 수 있을까바로 재력과 인맥을 갖춘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와 같은 교수 등 전문직에서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학종이 전부 부당하다는 식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겠지만 부모의 소득과 직업이 학종에 대학입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한 데이터가 없다고 해서 단순히 정시가 대학입시에서 더 기회의 불공평을 가져온다는 주장 또한 비약한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이번에 밝혀진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딸의 입시 사례와 같은 이러한 일이 발생가능한 구조가 논증가능한 상황임에도 학종에 대한 찬성을 보이는 입장은 그러한 상황을 통해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주장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이미 보수나 진보를 떠나서 자신들의 강력한 기득권 카르텔을 구축하고 있다고 보인다당연히 대학에서 보면 유명 명문고교의 출신과 일반 고교의 출신의 내신성적을 다르게 볼 수밖에 없으니 명문 고교에서는 대학에 잘 보내니 자신들의 입지를 유지할 수 있고대치동과 같은 학원가는 수능에 초점을 맞춘 입시제도라면 잘 가르치는 강사가 돈을 벌겠지만 학종에서는 컨설팅과 인맥을 구축해서 잘 자소서를 만들어주는 강사들이 돈을 벌 것이며해당 대학에서는 이러한 학종에 맞춘 각종 인턴십 개설인맥에 따른 여러 거래를 통해 해당 담당자와 학교는 이익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런 부모의 대부분은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전문직 집단이기에 사회 각 요직에 자리를 포진하고 있을 것이며이에 따라 교육분야 등 전 분야에서 이러한 학종 폐지와 정시 확대와 같은 정책형성을 자연스럽게 가로막을 게이트키퍼 역할을 할 것이다.

     

    이에 따라서 이번 청와대 청원과 같은 학종폐지정시확대와 같은 일은 설령 청원이 수십만을 넘어간다고 하여도 이루어지기 어려울 가능성이 매우 높다이러한 일은 앞으로도 장기간 해결되지 않고 다양한 문제점들이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민일보 17.12.4일자 기사 ·고생 자녀 스펙’ 쌓아주는 교수들… 아빠 논문 공저자’ 최소 10명 확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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