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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트럼프 발언, 좌시할 것이 아니다

기사입력 2019.05.1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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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4일 미사일 발사에 이어서 9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미국 국방부가 발표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현지시간) 북한의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신뢰위반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그것들은 단거리(미사일)이고 나는 전혀 신뢰 위반(breach of trust)으로 생각하지 않는다""언젠가는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지금 시점에선 아니다"라고 밝혔다.

     

    <원문출처 https://www.politico.com/story/2019/05/10/trump-interview-transcript-1317598>

      

    지난번 4일 초기 발사체로 보도되었던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서도 엿보였던 미국의 대 북한 전략에 대한 태도를 이번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서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미국을 겨냥한 탄도미사일이 아니면 상관 않겠다는 인식이 드러난 것이다.

     

    이 발언은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 경향과 그의 정치적 스타일과 일치한다.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그 동안의 북미협상을 통해서 적어도 북의 미국을 겨냥한 탄도미사일이 더 이상 발사되지 않는 것을 최대한의 성과로 여러 차례 드러낸 적이 있다.

     

    북의 탄도미사일이 장거리로 판정하고 그것이 합의에 대한 위반으로 한다면 그 동안의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한의 성과로 자랑한 일들이 모두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이는 정치적 타격이며 향후 재선을 노리는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일이 된다. 또한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신년 연설에서도 밝혔던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입장에도 정확하게 일치하는 일임은 너무나 자명하다.

     

    그렇다면 이를 대하는 우리나라 청와대의 입장은 어떠할까? 청와대는 미 국방부가 탄도미사일로 결론 내렸다고 함에도 확인이 더 필요하다고 하며, 아직까지도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지원 입장에도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향후 북한을 대화의 틀로 이끌어내기 위해서 나름의 전략적 태도를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여태까지 지켜봐왔던 대로 매우 나이브하며 전략적이지 못한 판단이다. 문제의 해결이라는 것은 어떤 협상 등이 잘 진행될 때와 아닐 때, 그 외의 제3의 여러 가능성을 가진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진행해야 제대로 된 해결이 가능함은 상식적인 일이다.

     

    최소한 미국은 자국의 입장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발표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신뢰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등의 자국우선주의의 입장에서 얘기한다면, 한국 또한 자국의 입장에서 미국과 한국을 분리시키려는 북한의 전략적 행위를 그대로 두지는 말았어야 했다. 적어도 한국은 미국에게 공식적으로 이러한 북한의 행위를 그대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 표명을 했어야 한다. 이러한 북의 행위를 미국이 그대로 용납하게 방치하는 것은 앞으로 향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모두 용인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북은 헌법상의 주체적화통일을 명시하고 있는 국가이다. 그동안 북의 대남 침략기도와 실질적인 공격에 대한 사례는 셀 수도 없이 많다. 그때마다 부족한 점이 있지만 나름대로 단호하게 한국이 방어하고 대응하는 것을 통해서 이러한 위협에 대처해왔다.

     

    그런데 이런 식의 대응이 지속된다면, 평화를 위해서는 주변 국가의 어떠한 공격이나 위협도 감수하겠다는 식의 행동이 되고 만다. 또한 이런 식의 기조를 유지한다면 한국 스스로 강력한 동맹인 미국의 연계고리를 포기함으로써 고립되고 약화된 국방력을 갖게 된다는 것은 너무나 간단한 논리적 추론이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Political power grows out of the barrel of a gun)는 마오쩌둥의 명언이 있다. 공산주의자인 마오쩌둥도 권력과 협상의 기본 본질을 꿰뚫고 있었던 셈인데, 과거 방중 베이징대에서 중국몽을 치켜세우며 "높은 산봉우리가 주변의 많은 산봉우리와 어울리면서 더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다고 말한 문재인 대통령은 주변의 산봉우리가 어울리기 위해서는 그만큼 비슷한 정치, 외교, 군사적 역량을 가지고 그 자체로 우뚝 섰기 때문에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상식을 다시금 떠올려야 한다.

     

    권력과 외교란 일방적으로 저자세를 취하고 상대방을 높인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님은 너무나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의 이번 정권의 예만 봐도 그런 저자세적인 스탠스의 결과는 방중 때의 중국몽에 대한 대답으로 돌아온기자 폭행과 대화를 위한 무조건적인 북한에 대한 배려가 이런 미사일 도발로 돌아오는 것으로 일목요연하게 드러난다.

     

    최소한 앞으로 식량지원이라도 무조건적으로 저자세로 선의로 다가간다는 나이브한 생각을 버리고 식량지원부터도 전략적 카드로 쓰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외교전략을 펼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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