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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검경수사권 조정이 검찰의 중립성과 국민기본권을 보장해 줄 것인가?(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사태를 보며)

기사입력 2019.09.0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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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검경수사권 조정이 검찰의 중립성과 국민기본권을 보장해 줄 것인가?(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사태를 보며)

     

    현재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에 대한 임용 과정에서 양 진영은 치열하게 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어찌 보면 이 문제의 본질은 조국 법무부장관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 그리고 이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다다르고자 하는 검찰의 중립성 보장이 가능한지에 있다고 할 것이다. 조국 법무부장관을 반드시 임명하고자 하는 당위성은 바로 그 중립성 보장을 통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를 지지하는 진영에서는 조국 법무부장관이 최근 다양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낼 최적의 적임자라고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과연 조국 후보가 최적의 적임자가 되어 추진하려는 이 검찰 개혁이란 것이 과연 검찰의 중립성 보장을 실질적으로 보장해 주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단순한 검찰의 중립성 보장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이 국민의 기본권의 보장이라면, 최소한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해서 국민 기본권 침해 사례가 발생하지는 않을지, 지금보다 후퇴하는 일이 발생할 것인지 면밀하게 검토해 보아야 한다

     

    먼저 검찰의 중립성 보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살펴보면, 검경수사권은 검찰이라는 사정기관의 대폭적인 권력 약화를 불러일으키긴 하나 중립성 보장과는 크게 연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따르면 향후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범죄 혐의에 대해서만 직접 수사가 가능한 검찰은 그나마 남아있는 권력을 동원해 살아남기 위해서 좀더 권력의 입맛에 맞는 수사를 해야 할 수도 있다.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것은 자신들의 신분보장과 인사권을 그 권력이 쥐고 있기 때문인데, 검경수사권 조정안에는 검찰의 신분보장이나 인사권에 대한 내용은 나와 있지 않다. , 중립성의 핵심을 비켜간, 오히려 권력을 경찰에 나눠줌으로써 또 다른 비대한 정권의 시녀를 만들 여지가 농후한 조장안인 것이다. 정권의 눈밖에 나면 어렵고 힘들게 된 검찰에서 진급누락이나 한직을 전전하는 신세로 전락하다가 조직을 떠나게 되는 경우를 보는 것은 공포에 가까운 일일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 조직 구성원들은 실질적으로 정권의 입맛에 따라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 검경수사권 조장안은 이러한 검찰의 중립성을 해치는 문제의 본질을 방지하는 내용이 없다. 따라서 검찰은 이전과 같은 충성심을 보이거나 오히려 약해진 권력을 바탕으로 생존을 위해 정권의 눈치를 오히려 더 보아야 하는 기관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안전장치가 없는 내용에 따른 권력분할에 따라 중립성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은 경찰에도 마찬가지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인다.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살펴보면 검찰의 수사지휘권 조항은 폐지되고 경찰이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가지게 된다. 말했듯이 검찰은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범죄 혐의에 대해서만 직접 수사를 할 수 있다. 대신 검찰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보완수사 요구를 거부하면 검찰이 직무배제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또 경찰이 수사권을 남용하게 되면 검찰이 이에 대한 시정조치도 요구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피해자 등이 경찰로부터 불송치 통지를 받았을 때, 이의신청을 소속 경찰관서의 장에게 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이의신청을 받은 경찰관서의 장은 지체 없이 관할 지방검찰청에 수사기록과 함께 사건을 송치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어서 기본권을 보장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으로는 현재 수준으로의 국민의 기본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을지 담보할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특히 경찰이 수사를 개시하지 않거나 제대로 수사하지 않을 때(불기소 등이 아닌 수사 자체에 대한 실질적 측면에서), 이를 교정할 권력기관이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검찰 출신의 한 야당 의원의 말에 따르면 지금도 검찰의 수사지휘에 대해서 경찰이 못 받겠다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검찰 권력으로도 경찰을 교정하지 못하는 부분이 발생하는데 경찰이 수사를 개시하지 않거나 제대로 수사하지 않을 때, 국민의 기본권 침해에 대해서는 누가 이를 바로잡아 침해를 방지하고 적절한 수사가 이루어지도록 교정해줄 것인가?

     

    현재 일반 국민들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이후 검찰이 수사지휘를 내려도 경찰이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은 흔한 사례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은 경찰의 부실수사를 의심하고 있으며, 사실상 여러 사회적 사건에 대한 보도를 보았을 때 한참동안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부실하게 되었다가 나중에 여론에 의해서 검찰을 통해서 재조사가 이루어진 후 다시 제대로 된 수사결과가 나오는 상황은 이미 익히 보아온 경우이다.

     

    현재도 이러한 상황인데, 과연 비대해진 경찰이 국민의 기본권을 지금보다 잘 지킬지에 대해서 의문점이 드는 것은 특히나 이러한 상황을 지켜본 보통의 국민들에게서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또한 수사개시 이후에도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경찰은 정당한 이유 없이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경찰이 정당한 이유라고 주장하면서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다시 거부한다면, 그 정당성에 대한 판단은 과연 어떤 주체가 얼마나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며, 현재보다 과연 이러한 시스템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데 효율적인지 확신할 수 없다.

     

    따라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를 꼭 임명해야 하는 본질적 이유로 검경수사권 조정을 내세우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보인다. 조국 법무부장관을 떼어놓고 별도로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살펴보더라고 이를 통해 검찰 중립성 도모를 이루면서도 국민기본권을 최소한 지금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다른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판단된다. 분명 검경수사권 조정안에는 검찰의 중립성 보장에 대한 내용도 부족하며 경찰의 부실수사에 대한 보완과 교정 장치도 부족해 보인다. 이런 국민 기본권에 관련된 내용은 조국 후보에 대한 지지나 각자의 진영논리를 떠나서 가장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개선하고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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